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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22 [책의 우주] 책에 대한 짧지만 함축적인 대담


책의 우주

 움베르토 에코, 장 클로드 카리에르, 옮김 임호경

출판 열린책들 


알맹이 이야기

책의 우주라는 제목이 조금 거창해보일진 몰라도 뭐 딱히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아요.

원소에서 양자역학까지 다루고선 '거의 모든 것의 역사1)'라는 제목을 단 빌 브라이슨도 있으니까요.


움베르토와 카리에르가 나누는 책에 대해서 재미있는 대담이 주된 내용입니다.

그래서 책은 작고 글은 많이 길지 않지만 내용은 엄청나게 함축적이고 깊은 통찰이 드러나

구절 한줄 한줄에 발이 걸려 곰곰히 생각하다보면 결코 빨리 읽어지는 책은 아니었어요.


이 책에선 모든 미디어 매체에 지각변동을 가져온 인터넷 등장 이후에 책은 어떻게 바뀌었는지부터,

독서를 취미로 가지고 있거나 책을 수집하는 애독가, 장서가가 가지는 책의 의미,

그리고 예쁜 도서관이 가져야할 덕목이나 책에 메모하는 버릇에 대한 견해와 같은 사소한 잡담부터

지금 시대에 필요한 교육법이나 앎과 지식으로 구별되는 기억의 의미나 

움베르토가 좋아하는 바보짓에 대한 예찬2)과 같은 보편적인 인간성에 대한 고찰,

인터넷이 해치고 있는 사회의 연속성이나 세계화의 의미 등 쉽게 지나가며 이야기하는 것 하나하나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이 알고 깊이 알아야 이런 대화를 쉽게쉽게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제가 저 위의 꼭지들 중 가장 재미있게 본 건 그냥 읽는 게 좋아서 책을 읽는 독서가의 이야기에요.

독서가 취미라고 이야기를 하면 뭔가 학구적인 이미지를 으레 상상하게 되지만

그냥 남들 조기축구를 하거나 술 한잔하는 거랑 똑같은 느낌으로 책을 읽기 때문이죠.

독서를 통해서 글 한줄, 생각 하나라도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독서를 하는 분들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저같은 불경한 애독가는 감히 독서가 취미라는 이야기도 잘 하지 못했지만 

그냥 책 읽는 게 좋아서 책을 읽는다는 저자들의 말은 커다란 공감이 되었어요.

문학적 건망증3) 이후로 제 독서 패턴에 대한 최고의 변명을 찾을 수 있어서 정말 기쁜 순간이었습니다.


껍데기 이야기

표지 오른쪽 안경쓰고 수염이 덮수룩한 아저씨가 에코, 왼쪽 이마가 훤한 아저씨가 장 클로드 카리에르에요.

책 제목 폰트그래픽부터 표지는 무척 예쁘고 책도 조금 작게 아기자기해요.

글이 조금 어렵긴 해도 책 자체의 분위기도 가벼운 대담을 이어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책에 완벽한 표지라고 이야기하진 못해도 잘 맞는 표지라고는 이야기할 수 있을거에요.


주렁주렁 굴비

1)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까치글방 출판, 2003

2)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출판, 2003

3) 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열린책들 출판, 2002

Posted by MoonGoM